융자보다 예금에 강한 은행, 헌팅턴의 리스크 전략은 무엇인가
헌팅턴 뱅크셰어스(Huntington Bancshares, HBAN)는 미국 중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리저널 뱅크(Regional Bank)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예금 기반이 탄탄한 은행"이라는 점입니다. 여신자산 성장보다 예금 유치 역량이 더욱 부각되는 구조는 헌팅턴의 독특한 리스크 관리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4년과 2025년 초는 미국 금융업계 전반에 금리 리스크와 유동성 압박이 크게 작용한 시기였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시그니처은행 등의 파산 사례는 단기 유동성 확보 실패와 집중된 예금 구조가 위기의 촉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헌팅턴은 소매 중심의 예금 구조와 지역 분산형 네트워크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헌팅턴의 예금 포트폴리오는 개인 고객의 예금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그중 상당수가 자동 이체 급여, 생활비 처리 계좌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달아나지 않는 예금(sticky deposit)"으로 불립니다. 이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대규모 도매성 예금이 많은 은행들과는 본질적으로 리스크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집니다. 헌팅턴은 이를 통해 급격한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팅턴은 총 융자 대비 예금 비율(Loan-to-Deposit Ratio, LDR)을 90% 이하로 관리하며 과도한 자산 운용 리스크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장성 측면에서 다소 보수적인 접근처럼 보일 수 있으나,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는 안정성을 더욱 부각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2025년 1분기 실적 기준, 헌팅턴의 평균 총예금은 약 1,616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순융자 규모는 약 1,309억 달러 수준으로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성입니다. 헌팅턴은 오하이오, 미시간, 인디애나 등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1,0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고객들과의 관계 기반 뱅킹을 중시해 왔습니다. 이러한 로컬 신뢰 기반의 예금 유치 전략은 단기 자금시장의 급등락과 무관하게 헌팅턴이 내부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헌팅턴은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금리 변동성에 대비한 파생상품 활용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순이자마진(NIM)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도계약, 금리스왑 등을 활용해 자산과 부채 만기의 불일치를 조정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중소 규모 은행치고는 이례적으로 정교한 ALM(자산-부채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결론적으로, 헌팅턴 뱅크셰어스는 여신 확대보다 예금 기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의 변동성 높은 시장 환경 속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보수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전략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안정성'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되는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뱅킹 전환, 로컬 은행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디지털 금융의 시대, 지역 기반 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뱅킹, 인공지능 기반 상담, 자동화된 자산관리 솔루션 등은 더 이상 대형 금융기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헌팅턴 뱅크셰어스(Huntington Bancshares)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전통적인 로컬 은행의 틀을 깨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헌팅턴은 2021년 TCF 파이낸셜과의 합병 이후, 기존 지점 중심의 오프라인 전략에서 디지털 우선(Digital-First) 중심으로 급격한 방향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한 모바일 앱 개선이 아니라, 플랫폼 수준에서의 고객 경험 전면 개편에 있었습니다. 특히 "Huntington Heads Up"이라는 스마트 알림 서비스는 사용자의 금융 행동 패턴을 분석해 예산 초과, 요금 이중 결제, 자동 청구일 등 다양한 금융 알림을 실시간 제공하는 기능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알림 시스템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도구로 작용합니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서 은행의 접점은 더 이상 지점 창구가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이라는 점에서, 헌팅턴의 모바일 인터페이스 설계 철학은 “예방적 은행 서비스(Proactive Banking)”로 요약됩니다. 또한 헌팅턴은 자산관리 및 중소기업 자금대여 분야에도 디지털 솔루션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AI 기반 현금흐름 예측 시스템과 온라인 신청 기반 자금대여 프로세스 간소화는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로컬 은행이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전통적 고객층 외에 디지털 친화적인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보안 역시 헌팅턴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국 내 지역은행 중 드물게 생체인증, 다중 인증(MFA), 앱 내 보안 채널 상담 기능까지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사기 탐지 기능과 이상 거래 차단 알고리즘은 대형 은행 못지않은 기술력을 보여주며, 지역 기반 은행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존재합니다. 헌팅턴의 디지털 전환은 대도시 외곽 및 농촌 지역 사용자들의 디지털 적응 격차(Digital Divide)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일부 고령층 고객층은 여전히 지점 기반 서비스를 선호하며,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헌팅턴은 ‘디지털 금융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하이브리드 뱅킹 모델을 병행 운영 중입니다. 이는 전환의 속도와 포용성 간 균형을 맞추려는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헌팅턴 뱅크셰어스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단순한 로컬 은행의 한계를 넘어, 기술 중심의 고객 경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인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고객 기반의 전국적 확대 가능성을 열어주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 기반이지만 디지털 역량이 높은 은행, 이것이 헌팅턴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입니다.
소매 금융의 강자, 왜 ‘중서부의 체이스’라 불릴까?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동부와 서부 해안 도시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안, 중서부 지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온 은행이 있습니다. 바로 헌팅턴 뱅크셰어스(Huntington Bancshares, HBAN)입니다. 이 은행은 특히 소매 금융(Retail Banking)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중서부의 체이스(Chase)’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헌팅턴은 어떤 점에서 그렇게 불릴 수 있었을까요? 첫째, 압도적인 네트워크 밀도와 로컬 커버리지입니다. 헌팅턴은 오하이오, 미시간, 인디애나, 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중북부 중심의 11개 주에 약 1,000개 이상의 지점(branch)을 운영하고 있으며, ATM은 1,700대를 넘습니다. 이 숫자는 지리적 확산보다는 ‘심층 점유 전략(Deep Market Penetration)’에 가까운데, 이는 특정 지역 내에서의 고객 밀착도를 극대화하여 지역 충성도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소매 고객 중심의 금융 상품 설계입니다. 헌팅턴은 고객의 실제 생활 패턴에 맞춘 계좌 상품과 자금대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24-Hour Grace’ 정책입니다. 이 제도는 당좌계좌에서 잔액 부족으로 인출이 거절되었을 경우, 고객에게 24시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하여 수수료 없이 계좌를 복구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이처럼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는 헌팅턴이 지역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동네 은행’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셋째, 중소기업과의 강한 연결고리입니다. 헌팅턴은 미국 중소기업청(SBA) 7(a) 자금대여 부문에서 연속 10년 이상 전국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은행 업무를 넘어 지역경제와 고용 창출에 직접 기여하는 금융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헌팅턴의 상업용 자금대여 포트폴리오의 약 40%가 중소기업 관련이며, 이는 다른 지역 은행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넷째, 디지털과 전통의 균형 전략입니다. 앞선 소주제에서 살펴본 디지털 전환은 물론, 헌팅턴은 오프라인 지점을 단순한 거래 창구가 아닌 ‘금융 상담 센터’의 개념으로 재정비해오고 있습니다. 지점 내 금융 전문가들이 대면으로 제공하는 자금대여 설계, 은퇴 플래닝, 보험 연계 서비스 등은 대형 은행이 제공하기 어려운 세심한 서비스로, 지역 고객에게 깊은 신뢰를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헌팅턴은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적 고객 관계 유지 전략에 더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이는 높은 예금 유지율(retention rate)과 낮은 이탈률(churn rate)로 이어지며, 투자자 관점에서 소매금융 기반의 견고한 리스크 관리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헌팅턴 뱅크셰어스가 ‘중서부의 체이스’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규모 때문이 아니라, 지역 밀착력·고객 중심 서비스·중소기업 연결성·디지털 융합 전략 등 다방면에서 체계적으로 설계된 소매금융 모델 덕분입니다. 대형 은행과의 직접 경쟁 없이도 탄탄한 소매금융 생태계를 구축한 헌팅턴은, 앞으로 미국 금융 산업의 지역 기반 전략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